"기본적인 전기 차단도 안하고"…이천 병원건물 화재도 '인재'
- 복지뉴스 그린
- 2022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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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복지뉴스 : 이지은기자] 故 현은경 간호사와 4명의 투석 환자가 숨진 이천 병원건물 화재 사고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전담팀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철거업자 A씨(59)를 구속하고, 또 다른 철거업자 등 화재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는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A씨 등 철거업자 3명은 지난달 5일 오전 7시10분께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3층에 위치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철거 작업 중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현장에 있던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작동했는데, 당시 골프장 4개의 방 중 1번 방에 설치돼 있던 냉방기기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1번방의 경우 사실상 창고로 사용돼 온 곳으로 습기와 먼지가 많이 쌓여 화재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
오랜 기간 쓰지 않던 선풍기와 에어컨을 켜자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철거 작업을 할 경우 전기 차단은 선제적으로 이뤄졌어야 하나, A씨 등은 이런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은 방화문에 소화기를 받쳐 문을 연 채 작업을 하다가 오전 10시16분께 불이 나자 그대로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이로 인해 화재로 인한 연기가 계단 통로를 통해 4층의 투석전문 병원으로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 시공 과정에서도 각종 불법 사실이 확인됐다.
화재 이후 연기는 계단 통로 외에 골프장 1번방 창문 측의 건물 대리석 외벽과 건물 기둥 사이의 공간을 통해서도 빠르게 확산됐다.
3층과 4층을 완전 분리하는 방화 구획이 설정되려면, 벽면 내부에 세워진 철골 H빔 형태의 기둥 부위 주변이 벽돌과 몰타르로 막혀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03년 학산빌딩 준공 당시 해당 구간은 이 같은 시공 없이 외장재만 붙은 상태로 지어졌고, 이로 인해 연기가 벽면 내부 기둥 부위를 통해 4층 병원의 신장 투석실로 유입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밖에 철거업자 중 1명의 경우 요건을 갖추지 않은 무자격자였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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